EU 2026년 탄소국경세 도입 발표…美 법안 발의

이재명 후보 “韓, 기업경쟁력 위해 결국 도입해야”

민간기업 천연가스 비축의무 부여 “재판매권 달라”

가스公노조 “우회 개방 아닌 공론화 및 국민영향 조사 필요”

유럽연합(EU)이 오는 2026년 탄소국경세 도입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도 탄소세 도입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자원안보 강화를 위해 민간기업에 비축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어 이와 관련한 시장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선이 끝나면 에너지시장 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최근 EU집행위는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및 친환경 전환의 부작용 완화 재원 마련을 위해 오는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매커니즘(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탄소국경세로 불리는 이 제도는 유럽연합의 탄소세와 유럽으로 수출하는 나라의 탄소세를 평가해 여기에 대한 차이를 세금에 반영하는 것이다.

미국도 탄소세 법안이 발의되는 등 논의가 한창이다. 지난 7월 중순 민주당 크리스 쿤스(Chris Coons) 상원의원과 스콧 피터스(Scott Peters) 하원의원은 오는 2024년부터 화석연료, 알루미늄, 철강, 시멘트 등에 탄소세를 부과하고 이를 수입제품에까지 적용하는 ‘FAIR Transition and Competition ACT’를 공개했다.

유엔책임투자원칙(UNPRI; UN Principles of Responsible Investment)은 올해 3월 보고서에서 미국이 늦어도 2025년까지 탄소가격제를 도입하고 2030년까지 세계 주요국이 탄소가격제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탄소세가 없기 때문에 추후에 국내 제품이 탄소국경세 도입국에 제품을 수출하려면 탄소세를 물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7월 21일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산업경쟁력을 가지려면 결국 탄소세 도입을 해야 한다”며 “탄소세는 물가상승과 조세저항을 부르지만 탄소세 재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 국민에게 똑같이 나누면 조세저항 없이 효과적으로 에너지 전환을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아직 탄소세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이 없다. 하지만 탄소세는 피할 수 없는 글로벌 트랜드이기 때문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 대선 후 대대적인 에너지 세제 개편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대선 후에는 해묵은 과제인 에너지시장 개방 문제도 재논의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정을 준비 중인 자원안보기본법에서는 국내 자원 공급망을 두텁게 하기 위해 공기업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에도 비축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민간기업은 자원안보 중요성을 감안해 비축의무를 수용하되 이에 대한 인센티브와 시장개방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발전연료인 천연가스의 경우 민간 직수입사는 시장 재판매 권한이 없어 비축물량이 남아도 이를 처분하기가 곤란하다. 그렇다고 민간에 재판매 권한을 주면 국내 천연가스의 안정적 공급 역할을 맡고 있는 한국가스공사 입지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수급 불안이 생길 수 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민간 직수입자의 비축의무 부여는 재판매 논의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망 중립성을 포함한 시장개방 논의로 확대될 것”이라며 “대선이 끝나면 에너지시장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천연가스시장 개방에 강하게 반대했던 가스공사 노조 측은 “우선 시행령 개정 같은 우회적 개편이 아닌 공론화가 반드시 필요하고 국민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꼼꼼한 연구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전기신문 작성 : 2021년 12월 27일(월) 14:22 게시 : 2021년 12월 28일(화) 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