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 “지금이라도 (광산을) 확보해야죠. 중국이 다 잡고 있는 마당에.”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지난해부터 이차 전지(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우리나라 정부도 중국 정부처럼 해외 광산 지분이나 채굴권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광산은 물론, 남미와 아프리카에 소재한 광산을 사들이면서 글로벌 배터리 원자재 생태계를 포섭해나가고 있다. 특히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원재료는 중국업체들이 세계 가공시장의 90% 이상을 장악중이다. 해외 광산에서 싼 가격에 광물을 싹쓸이한 중국업체들이 1차 가공을 거쳐 화합물 가격을 대폭 올리고 있다.
배터리 소재로 사용되는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7월 톤당 9만 위안(약 1620만원)이었으나, 최근 30만 위안(약 5400만원)까지 올랐다. 리튬과 함께 양극재 핵심 원료인 코발트 가격은 최근 톤당 6만9000달러(약 8187만원)를 기록, 1년 전에 비해 약 120% 상승했다. 코발트는 아프리카 콩고에 세계 매장량의 60%가 묻혀있지만, 중국 업체가 광물 및 코발트 화합물 등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 의존도가 높다보니 중국 업체들이 가격 인상 및 물량 조절에 나설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국내 업계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배터리 1위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에 호주 광산업체와 5년간의 리튬 정광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SK온은 스위스 글렌코어로부터 2020년부터 5년간 코발트 약 3만 톤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2019년 중국 최대 리튬 생산업체인 간펑리튬에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중국이 확보한 광산 채굴권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늦었지만 정부가 지금이라도 나서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국내 배터리업체 한 관계자는 “지금 자원을 갖고 있는 국가들이 자원을 무기화 삼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20년 전부터 시작했다”며 “늦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우리 정부가 1~2년이 아닌 10년 이상을 바라보고 자원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자원확보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한국은 부존자원이 부족한 국가다. 장기적인 플랜에서 자원 확보 노력들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정부가 나서더라도 과거처럼 정책의 일관성이 없어서는 안된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정치 논리에 휘둘려 이전 정부가 추진해오던 사업을 새 정부가 다 뒤집어버리는 행태가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향후 10년, 20년을 내다보고 국익을 위해 광산 채굴권 확보에 나서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나서야 ‘차이나 리스크’ 속에서도 국내 배터리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굳건할 수 있다.
https://newsis.com/view/?id=NISX20220124_0001735800
등록 2022.01.25 10:05:37 수정 2022.01.25 15: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