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증가, AI 도입 확산에 ESS 안전 중요성 높아져
바나듐배터리, 수명 길고 안전성 탁월, 경제성 해결 시 상용화 가능
에이치투, 스탠다드에너지, 엑스알비 등 스타트업 앞다퉈 시장진출
전력망 위기와 각종 화재 사고가 겹치면서 차세대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삼원계(NCM)와 리튬인산철(LFP)로 양분된 ESS 배터리 시장에서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바나듐배터리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배터리 시장 성장을 견인해 온 것은 NCM과 LFP를 중심으로 한 리튬이온배터리였다. 역사도 긴 데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안정적인 양산 체계를 갖췄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ESS 시장에서도 전기차에 적합한 리튬이온배터리 ESS가 대세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재생에너지 증가와 함께 AI 시대 도입으로 고출력 전력수요가 늘어나면서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조절하고 각종 화재 문제에서 자유로운 ESS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고 이에 적합한 바나듐배터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바나듐(Vanadium)은 철과 각종 합금의 첨가물로 많이 사용되는 원소로 탄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배터리 충·방전 수명이 길고 물을 활용해 화재로부터 자유로워 현재 마주한 경제성 문제만 해결한다면 상용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차세대전지로 꼽힌다.
바나듐배터리로는 바나듐레독스플로배터리와 바나듐이온배터리 등이 있다.
바나듐레독스플로배터리는 전극에서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것이 아닌 별도 탱크에 저장된 바나듐 전해액이 순환하며 전극 표면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해액에 저장한다. 전해액의 양과 농도에 따라 용량과 출력이 결정되는데 수명이 긴 것이 큰 장점이다.
바나듐이온배터리는 전극에 바나듐 화합물을 코팅하고, 전해질로 물을 사용하는 이차전지다. 전극의 크기와 수에 따라 용량과 출력이 결정되며 배터리 노화가 거의 없고 출력이 높아 급속 충전 등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바나듐배터리에 대한 잠재력이 알려지면서 국내 스타트업들도 상용화에 점차 속도를 내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나듐레독스플로배터리 전문 기업 에이치투는 올 초 스페인 최대인 8.8MWh 규모의 흐름 전지 ESS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지난달 말에는 한국남부발전과 국내외 장주기 ESS 신사업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곧 열릴 중앙계약시장 등에서 리튬이온배터리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구상이다.
바나듐이온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탠다드에너지는 고출력이 특징인 만큼 차세대 교통수단 충전 인프라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도심형 초급속 충전소를 ESS를 선보인 바 있으며 그리드위즈, 채비와도 초급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바나듐레독스플로배터리를 개발 중인 엑스알비(XRB)는 분리막 하나에 양극과 음극을 여러 배수로 확장해 기존 셀보다 충·방전 용량을 3배 이상 키울 수 있는 기술력이 특징이다. 지난해 서울대 Soft Foundry와 업무 협력을 맺으면서 주목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동서발전과 바나듐 에너지저장장치(ESS) 공동 개발 및 실증사업 추진 협약을 체결한 만큼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도 올라가고 있다.
유니코ESS는 포항에 바나듐레독스흐름배터리 전해질 생산 공장 건립을 준비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 역시 바나듐 전해액 생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또한 신사업 후보로 바나듐 전해액 생산 등을 검토하고 있다.
황승환 XRB 대표는 "미국에서는 바나듐배터리에 대한 실증도 거쳐 경제성이 이미 분석됐고 특히 장주기ESS 측에서는 리튬이온배터리가 플로배터리 계열을 경제성 측면에서 절대 따라갈 수 없다"며 "국내 에너지 기업들도 ESS 시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투자하고 있는 만큼 XRB도 개발과 실증이 끝나는 대로 적극적으로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
입력 2024.09.10